최근에 스포츠조선 이상주 부장이 쓴 <설득은 안타도 홈런을 만든다> 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스타급 프로 선수들이 고액 연봉을 받아내기 위해 협상을 하고 미디어의 관계를 만들어 내는데, 나름 홍보 전문가를 능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 하일성 사무총장에 대한 글이 하나 있습니다. 하일성 사무총장이 해설가로 유명세를 얻게 된 것도 그만의 독특한 비결이 있었다고 합니다. 해설을 하면서 약팀에게 꼭 희망을 주는 말을 한다는 점입니다. 책의 예를 들면, 기아와 롯데의 경기를 하는데, 1-0으로 앞서던 기아가 8회말 2실점 해서 역전당했을 때, 하일성은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꼭 한다고 합니다.
"기아는 9회초 단 한번이 공격만 남았지만, 타순이 아주 좋죠. 1번 타자부터 시작하니까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특히 1번 이종범은 오늘 첫 타석에서 홈럼을 기록했죠"
이 말을 들은 기아 팬들도 당연히 9회초를 기대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렇듯 하일성의 가장 큰 힘은 '긍정적인 코멘트'였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참,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종종 진행하는 미디어 코칭에서 제가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내용을 기초로 해서 강의안을 다시 구성하면, 더 이해가 더 쉽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어서 기쁘기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긍정어를 구사하라', '부정적인 단어를 쓰지 마라' 이것은 미디어 트레이닝에서 아주 핵심적으로 코칭하는 부분입니다. 책의 내용을 도용해보면, 서원: 영화가 너무 지루하지 않았나? 남신: __________________________ 서원: 김 대리는 너무 감성이 없는 것 같아. 남신: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서원:이번 주까지 일을 마무리 하기는 어려울 것같지. 남신: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남신은 뭐라고 대답을 할까요? 아주 자연스럽게 부정적인 단어를 그대로 사용할 것입니다. "많이 지루하지는 않았다", "저는 감성이 없지 않습니다","일을 마무리 하는데 어렵지 않습니다" 라고 답하기 마련입니다. 상대가 쓴 단어를 다시 쓰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단어를 그대로 내가 직접 표현하게 되면, 대화는 부정적으로 흐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영화가 너무 지루하지 않았나'에 대한 대답은 '재미가 많지는 않았지만, 좋은 점도 있었다'고 답하게 되면 대화 분위기가 달라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무리하기 어려운 것같다'라고 하면, '임무를 마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통상 기자는 인터뷰를 할 때, 이렇게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해서 질문을 하는데, '선수'입니다. "사장님, 이번 투자는 실패할 여지가 크지 않나요?", "그 일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어려운 일들이 많고 장애물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 식입니다.
"기자님, 우리는 최근에 전 임원이 모여 워크샵을 하였습니다. 이번 투자는 성공적일 것이라는 확신 속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만약, "기자님, 저희는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했다면, 미디어에서는 기사 앵글에 따라 "이번 투자에 있어 큰 문제는 이번 투자가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너무 과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궤변을 만들수 있다는 것이죠.
"기자님,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성공을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님도 지켜봐주시고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이런 식이 오히려 인터뷰를 긍정적인 대화로, 내가 하고 싶은 메시지를 중심으로 이끌어 내는데 더 용이하다는 것입니다.
긍정적으로 말하자. 정말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쉽지는 않습니다. 저도 보면, 대화 자체가 부정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 "뭐, 언제나 힘들지. 매일 문제야" "일은 잘되지?","글쎄, 뭐 그럭저럭. 매일 야근이지 뭐"
부정적인 단어의 대화는 결국 대화 자체를 불편하게 하고 더 이상 대화를 짧게 만듭니다. 이상주 부장은 책에서 한국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답하는데 익숙하다고 지적하면서 그 이유를 자기를 내세우기보다는 겸손해야 한다는 유교적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기를 낮추거나 자기를 부정하는 것이 더욱 겸손한 것으로 느끼는 것이죠.
또 글이 길어졌네요. 아무튼 '긍정적인 단어'로 대화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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